2010년 3월 21일 일요일

예비군 6년차를 마치고.....

국방부는 2020년까지 300만명에 달하는 예비군을 18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며

 

그 동안 수면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불만이 많은 훈련비를 7000원 수준에서 최저임금

 

80000원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예비군 6년차 훈련을 마감 했다.

 

7,8년차가 있기는 하지만 편성만 되는 것이라 실제적으로는 예비군의 마지막 날이였다.

 

2001년 군 입대후 부터 줄곧 짊어지고 있던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굴레가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남자들은 다 알겠지만 예비군 훈련을 가면 꽤 많은 종류의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나 동원의 경우 함께 먹고 자기 때문에 상대방의 많은 면들을 알게 된다.

 

그래서 항상 훈련을 갈때는 짜증이 나지만 훈련이 끝나고 생각해보면 웃긴일들이 참 많았다.

 

 

가장 황당하고 재미있고 색다른 경험은 첫번째 동원때였다.

 

정말 지루하고 나태한 훈련을 끝낸 첫번째 날 밤이였다. 오후에 낮잠과 점심 저녁을 먹으며

 

내가 배치 받은 소대는 어느정도 죽이 맞았다.

 

원래는 6년차는 동원을 받지 않는다며 현역병들에게 짜증을 내던 형이 모든 분위기를

 

주도 했기 때문이였다. 그는 과연 베테랑이였다.

 

사람들이 숨겨온 술을 옹기종기 먹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그중에는 또다른 6년차 형이 있었는데 그는 자신은 결혼을 했으며 부인과 함께 리니지

 

게임을 컴퓨터 4대를 돌리며 해서 꽤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자랑했다.

 

아 그런 부류의 사람도 있구나하고 생각했었다.

 

술자리도 왠만큼 마무리되고 그저 어두운 소대안에서 각자 자리에 누워서 주거니 받거니

 

수다를 떨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전화 진동음이 울렸다.

 

그 리니지 형이였다. 전화 통화의 내용은 무언가 쳐들어 왔다는 것이다. 대강 그런 내용이

 

였던것 같았다. 내가 그 게임에 대해 잘몰라서..전화 통화도중 상당히 상기된 형은 답답하다

 

는 듯이 통화를 하다가는 급기야 이말을 하고 끊었다.

 

"잠시만 기다려 내가 접속할께"

 

헉, 그 형은 바로 퇴소하였다. 

 

그때는 정말 황당한 일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웃음이 난다.

 

 

 

가장 황당했던 군대 허풍은 ?

 

군대에서는 장비검열이라고 해서 군내부에 있는 비품과 소모품들의 갯수를 보급받은 것과

 

쓰여진것들을 파악해서 빼고 채워 놓곤 한다.

 

총알이 남으면 숨기고 모자라면 옆부대에서 훔쳐 오기도 한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 해야하는 일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탱크 부대였다. 탱크가 하나 남은 것이다.

 

정말 황당한 일이지 않는가?

 

그래서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대답하는 사람 왈 " 어쩌긴 어째 묻었지.."

 

헉....

 

 

이제 조금 있으면 나도 민방위 인가?

 

잿빛 모자 쓰고 왔다갔다 하다가 사람들 보고 싸이렌 울리는 동안 잠시 구석에 있다가 가라고

 

하는 ㅠㅠ 세월은 이렇게 흘러 가는 구낭...

 

댓글 3개:

  1. 탱...탱크를 묻었.... 멋지군요..ㅋㅋ

    전 해병 출신인데, 전 작년부로 끝났습니다..

    이제 맘 편히 지내야죠....ㅎㅎㅎㅎ 군 시절 하면 즐거웠던 기억들이 참 많은데..

    다시 가라고 하면 "당신이나 가쇼!"ㅋㅋㅋ

    글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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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하 전역 30일 앞둔 말년병장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

    군대 문화는 변해도 그런건 절대 변치않나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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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호곡..탱크를 어째 묻었데요 ㄷㄷ



    전 이제 예비군 2년차네요 엉엉ㅠ 깝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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