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1일 일요일

자비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나 할까.

유난히 오늘의 풍경들이 낯설어 보인다.

마치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수업을 받지 않고 거리를 배회 하는 느낌이다.

산들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택시를 타고 스쳐 지나가며 바라보는데도

슬퍼지려 한다.

 

마치 벌거벗은 채 거리에 서있는 듯하다.

모든 사람들의 웃음이 나를 비웃는 듯하다.

지나간 영상들이 나를 괴롭힌다.

지나가면 안되는 선을 넘은것 같다.

오직 자비만이 나를 살릴수 있겠지.

 

두렵다.

 

이렇게 태어나고 이렇게 행동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싫다.

이렇게 태어나고 이렇게 행동했음에도 나 살아보겠다고

자비를 구하는 내자신이 너무나도 속물 같다.

 

잘못을 되풀이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내 모든 아픔을 전가시킬 상대를 찾고 있는 듯이 으르렁 된다.

그리고 미쳐 버린다.

그리고 후회 한다.

 

내 모든 행동이 그 누군가들을 아프게 하고

그들의 눈에 눈물이 흐르게 하고

나의 나약함이 그들을 힘들게 하고

걱정케 한다.

이도록 나약해진 자신도 싫지만

그 나약함에 휘둘러지는 망발과 행위들이

나를 더더욱 절망의 구덩이에 넣고 있다.

마치 나의 머리속에 마귀가 또아리 트고 있는 듯하다.

그리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 또 그렇게 상처를 주는 것일까?

왜 이다지 이기적인 인간인걸까.

 

그래 나는 이기적인 인간인것 같다.

나의 이기적임의 끝은 어디 인지 모르겠다.

외로움이 싫다면서 나는 나자신을 외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내 모든것을 내 스스로 떠나가게 만들고 있다.

어떠한 변명이 나를 지켜줄수 있을까?

또 어떠한 합리화가 나 자신을 떳떳하게 해줄까?

 

이제 모든 나의 병약함과 이기적임이 어쩌면 나의 모든것을 앗아가겠구나.

나는 나를 증오한다. 나는 내가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살아 칼끝을 겨누고 나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잣대로 사람들을 농락하고

멸시하고 조롱해서 기어이 상처를 주는 구나.

왜 나는 나 자신의 상처를 남에게 전가 시키는가?

 

그토록 힘들었던가?

아니 이제부터 힘듬에 시작이 될수도 있겠지. 내가 만든 나만의 유토피아에서

나의 행복했던 시절을 되뇌이며 힘들어 하겠지.

그 작은 나만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내가 버리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웃었었다. 나는 웃을수 있었다. 그대들이 쓰다듬어 주던 나의 머리에

느껴지던 감촉과 그대들을 바라볼때 느껴지는 나의 사랑의 감정

그대들을 위해 행할수 있었던 모든 것들

그 아름다운 모든 것들이 어쩌면 흘러가 다시 잡을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한 말로도 내 몸을 이미 뚫고 나온 나의 이기심과 병약함을

용서를 구할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어떠한 합리화를 통해서도 뻔뻔스럽게 그대들 앞에 서지 못할 것이다.

오직 자비만이 필요할 뿐이다.

 

난 그저 바닥에 납작업드려 그대들의 자비를 바랄뿐이다.

 

난 지금 그대들이 떠날지 두렵다. 그대가 떠나면 나의 삶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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