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1일 일요일

말벌을 사육한 사내 이야기.

언젠가 나는 말벌을 키운적이 있다. 라고 말하면 당신은 믿을텐가?

 

그래 믿지 않겠지. 그런 사람이 있을까?

 

지금 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순 구라다.. 그러니 혼동 없기를 바란다.

 

행여나 오해하고 비난하는 댓글이 남겨진다면 앞으로 이런글을 쓸 용기가 사라질것이다.

 

그런데 어디까지 했더라...아 그래 언젠가 말벌을 키운적이 있다.

 

 

여느때와 같은 날이였다. 백수에 할일없던 나의 유일한 낙인 낮잠을 즐기고 있었지.

 

정말이지 나른한 오후였고 주변에 들려오는 소음들이 공허하게 들렸었지. 저 아득히 먼곳에서

 

들려오는 뱃고동소리 같았어. 햇볕은 적당히 따사로왔고, 조금 베어 나온 땀이 한순간의 작은

 

돌풍에 식어 증발하는 느낌은 무의식속에서 도저히 의식의 세계로 나갈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느낌이였지. 그게 말이야 적어도 코끝이 간질간질하던 그순간 전까지 였어..

 

이런 낮잠을 많이 자봐서 알지만 코끝이 간질거리는 이런 종류의 느낌은 뭐랄까. 파리가 괴롭

 

히는 경우가 대다수이거든. 그럴때면 잠시는 의식의 세계로 돌아와 손을 휘저어 그놈들을

 

쫒아내곤했지..그런데 이상하게 그날은 그럴수 없었어...

 

무의식의 나는 알았던거지 그것이 파리가 아니였음을...

 

 

조용히 눈을 떴었지. 누구도 몰랐지만 긴장한 상태였지. 그때 분명 내가 그것이 말벌인지

 

몰랐었는데 말이야. 이상해. 사람의 지각능력이란 때론 불가사의해!!

 

그래 내가 눈을 떴을때 본것은 말벌이였어. 정말이지 켰지. 손가락 두마디정도는 되는 크기에

 

가슴(곤충은 머리, 가슴, 배로 몸이 구성되어 있다.)에 부위에 나있는 털이 하나하나 보일정도

 

였다니깐..여기서 잠깐 말벌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지.

 

 

아주 어릴적이였지. 시골에서 살던 아이가 도시에 전학을 왔지. 그리고 나와 친구가 되었어

 

나는 평생(그후로도)을 도시에서 생활을 했고 그녀석은 평생을 시골(그후로는 모르겠다)에서

 

생활을 했었었지. 우리는 자주 어울려 올챙이, 개구리를 잡기도 하고, 골목에 쌓인 병들을

 

주워 슈퍼에서 과자를 바꿔먹기도 하며 놀았지.

 

그러던 어느날 그친구는 땅벌 한마리를 포획하게 되었어. 그 친구는 땅벌을 가지고 놀다가

 

힘을 순간 많이 줘서 죽이고 말았지. 그런데 나는 벌을 광적으로 싫어했었어,

 

아니 두려워했지. 그때 상식적으로 이해할수가 없었어. 그런 벌을 손으로 죽일수 있다니?

 

하지만 그 녀석은 땅벌뿐만 아니라 꿀벌까지도 가지고 놀았었지.

 

시간이 조금지나 그녀석과 함께 산을 오르고 있을때 였어 거대한 벌이 날아와 친구 녀석을

 

쏘았고 내 친구는 이겨내지 못하고 죽어버렸지. 싸늘하게 식어버린 친구녀석을 사이에 두고

 

알게 되었지 문제는 말벌이였다는 것을...

 

 

분명히 이것은 말벌이였다. 도저히 꿀벌로써는 이렇게 크지 못한다. 내가 아는한 말이다.

 

보통의 이런 경우 본능적으로 손사레를 치며 달아날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너무 늦어

 

버렸다고 해야 할까? 너무나도 빨리 의식이 찾아왔고 급속도로 몸은 굳어졌고 너무나도

 

많은 계산이 이루어졌다. 몸은 굳어진채 움직이지 않았지만 머리속에서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에 바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분 아니 수시간이 흘렀을지도

 

모르겠다. 상당한 육체적 활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날아가기만을 바랬다. 가급적 자극을 자제하고 숨을 죽였다.

 

내 코에 꿀이 발린것도 아니고 왜 말벌은 내 코끝을 떠나지 않았을까?

 

지금도 모르겠다. 말벌은 요지 부동이였다.

 

어느순간인가 이 말벌이 절대 날아가지 않을꺼란 확신같은 것이 들었다. 그리고 대개

 

이런 안좋은 것에 관한 확신은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이였다. 하지만 이런 좋지 않은 상황은 오히려 용기를 주기도 한다.

 

기댈수 있는 무언가가 철철히 사라져 버린 순간 자신이 해결해야만 안좋은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조심스럽게 입으로 바람을 말벌을 향해 불어 보았다.

 

날개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놀라 멈췄다.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조금더 세게

 

불어 보았다. 아까보다 세차게 날개가 흔들거리는것이 보였다. 이번엔 살짝 다리를 들어 올릴

 

뿐이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과감해졌고 말벌의 움직임을 커졌다. 하지만 코끝을 떠나지는 않았다.

 

기껏 4,5Cm날아올았다가 다시 콧등에 앉는것이 다였다.

 

계속 나는 바람을 불고 자세를 바꿔도 보면서 말벌을 쫒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이 거듭될수록 이상하게 두려움이 사라졌다. 이상하게도 말벌은 나를 쏘지

 

않았다. 바람을 그렇게 불었는데도 머리를 흔들었는데도 날기는 커녕 쏘기는 커녕 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 침이 없는것 아닐까하는 의구심에서 시작된것이 날 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까지 발전한것이다.

 

 

일이 이렇게되고 나니 말벌을 손으로 잡기도 하고 쓰다듭기도 하게되었다.

 

부엌으로가서 종지에 물을 담고는 설탕을 희석시키는 나자신을 발견할수 있었다.

 

내가 말벌에게 먹을것을 주고 있었다.

 

이러면 키우는것이 아니던가?

 

내가 해준 꿀물을 먹고 내가 쓰다듬으면 수줍은듯 다리를 꼬으며 날개를 흔들었다.

 

내가 라면이라도 먹을때면 뜨거운 수증기를 잠시라도 필하려고 머리속으로 잠시 숨었다가

 

다시 콧등으로 돌아왔다. 때론 내 콧잔등 위를 빙그르 돌고는 내 콧등에 내려앉았다.

 

007제임스 본드와 비슷하게 생겨서 이름도 제임스라고 붙여주었다.

 

그렇게 제임스는 나의 펫이 되었다. 아니 친구가 되었다.

 

 

다음날도 어김없이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제임스도 여전히 나의 콧등에 앉자

 

잠을 청했다. 무의식속에 나름함을 느끼며, 콧끝의 간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순간 의식속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콧등을 쳤다.

 

제임스는 치명상을 입고 시름거리다 죽었다.

 

 

한때 나는 말벌을 키운적이 있다. 라고 말하면 믿을텐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